신혼집 반셀프 인테리어(4) 공사 시작, 무엇을 해야 할까?

신혼집 반셀프 인테리어(3) 숨고 업체 선정 및 견적 받기(feat. 비용 전부 공개)

 

 

업체 선정을 마쳤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공사를 시작할 차례이다. 반셀프 인테리어는 공사를 시작해도 해야 할 것이 많다. 인테리어 (턴키)업체에 전부 맡겼다면 업체에서 해주기 때문에 우리가 신경 쓰지 않아도 되지만, 반셀프이기 때문에 모든 것을 내가 처리해야 한다.

 

먼저, 공사 시작일 일주일 전 관리사무소에 인테리어 공사를 한다고 신고해야 한다. 우리도 무작정 관리사무소로 찾아가서 언제언제 인테리어 공사를 하겠다고 말씀드렸다. 관리사무소에서는 우리에게 셀프로 진행하냐고 물으셨고, 그렇다고 했다. 입주민 동의서 파일을 주시면서 입주민 동의를 받아오면 그때 인테리어 공사 신고서를 작성하자고 하셨다.

 

1.  50%이상 입주민 동의서 받기

우리 아파트의 경우 원칙은 같은 동 같은 라인에 있는 모든 세대 중 50% 이상의 사인을 받아와야 하지만, 사실상 다 채우기 힘드니 최대한 받아보라고 하셨다. 평일 낮 시간이다 보니 많이 부재중일 것을 예측하여 우리는 동의를 받으러 가기 전에 먼저 포스트잇에 편지를 적었다.

안녕하세요. △△△△호에 새로 이사 온 신혼부부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저희가 이사를 오면서 ◇◇일부터 ◇◇일까지 인테리어 공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최대한 주민분들께 피해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불편한 부분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말씀해 주세요. 양해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우리 집은 탑층이었기에 옆집부터 시작해서 한 층 씩 내려가며 벨을 눌러보았다. 역시나 많은 집들이 부재중이었고 7~8집 정도 동의를 받았다. 그러고 나서 퇴근시간이 지난 후 다시 방문하였다. 포스트잇이 많이 떼어져 있었고 포스트잇 내용을 이미 읽은 집에서는 동의를 받는 것이 더 순조로웠다. 인테리어 공사를 흔쾌히 동의해 주는 집도 있었지만, 달가워하지 않는 집도 종종 있었다. 어떤 집에서는 공사를 얼마나 진행하는지, 얼마나 시끄러운지를 물으시며 마지못해 싸인해 주기도 했다.

 

2. 가까운 이웃에겐 소정의 사례하기

공사 기간이 길고 소음이 발생하는 공사가 여럿있다면 피해를 입을 가까운 이웃에게는 소정의 사례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가까운 이웃들은 어차피 지나다니며 자주 마주칠 사이이기 때문에 좋게 지내면 나쁠 것이 없다. 우리의 경우 강마루 철거 및 타일 작업 등 시끄러운 작업이 꽤 있었기에 가장 크게 피해를 입을 옆집과 아래층 양쪽집에게 롤케이크를 드렸다.

 

특히 옆집분께서는 선한 인상으로 나오셔서 편하게 공사하라고 대답해 주셔서 어찌나 감사했는지 모른다. 옆집분들과는 지금도 종종 반찬을 주고 받을 만큼 좋은 이웃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3. 관리사무소에 인테리어 공사 신고하기

15곳 정도의 입주민 사인을 받은 동의서와 우리가 직접 만든 공사 안내 게시물을 들고 다시 관리사무소를 향했다. 반셀프 인테리어이기 때문에 안내 게시물도 직접 만들어야 한다. 사진처럼 간단한 문구와 함께 공사 일정, 전화번호를 적었다. 관리사무소에서 신고서류를 작성하고 게시물에 도장을 받으면 끝난다. 도장이 찍힌 게시물을 아파트 게시판과 엘리베이터에 게시하였다.

 

4. 엘리베이터 보양 작업하기

관리사무소에 엘리베이터 보양제를 대여할 수 있는지 여쭤보니 아파트 주민 이사용으로만 사용하므로 안된다는 답변을 받았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적지 않은 가격이었고 무엇보다 한 번만 사용하고 버린다는 게 아까웠다.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던 와중에 강마루 철거와 함께 제일 먼저 작업 예정이던 타일업체에 원래 엘리베이터 보양 작업을 해주는지 물어봤다. 무거운 타일을 많이 옮겨야 하기에 타일 공사 기간 동안은 엘리베이터 보양을 해준다고 했다. 비용을 더 청구하고 공사기간 동안 계속 사용해도 되는지 물어보니 망설이시다 해주셨다.

 

물론 인테리어 업체에서 해주는 것처럼 체계적인 보양 작업을 해주시진 않았지만, 덕분에 보양제를 직접 사서 설치하는 수고를 덜었고 공사가 끝날 때까지 편하게 사용했다. 이렇게 비용을 조금 더 지불하더라도 업체에 부탁하는 것이 조금이나마 몸이 편해질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을 알았다.

 

5. 공사 현장 방문하기

공사가 시작되면 더이상 할 일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제는 관리·감독자가 되어 현장에 나가 있어야 한다. 현장에 나가있는 것이 꼭 필수는 아니지만 현장에서 지켜보는 사람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서 작업의 퀄리티는 분명히 다를 것이다. 또한, 막상 현장에 가면 결정해야 할 것들이 불쑥불쑥 생긴다. 남편의 경우 매일 아침 공사 현장에 방문하여 공사가 잘 진행되고 있는지 상황을 살피고, 정해야 할 것이 있으면 업체 담당자 분과 의견을 조율하여 정하는 루틴을 반복하였다. 만약 부득이하게 현장에 갈 수없다면 전화로 조율할 수도 있다.

 

6. 공사 인부분들 간식 챙겨드리기

실제 공사를 할때에는 견적을 받은 사람이 직접 나오기도 하지만 혼자 할 수 없는 작업이 많기 때문에 여러 명의 인부분들도 같이 오신다. 어쨌든 우리 집을 위해 애써주시는 분들이기 때문에 우리는 매번 최소한 음료라도 챙겨드렸다. 혹시 현장에 나가지 못하더라도 전화통화 후, 어플로 커피를 주문해 드렸다. 그중 가장 추천하는 음료는 레쓰비이다!

 

7. 민원처리

마지막으로 민원처리도 우리가 해야한다. 우리는 시끄럽다는 민원은 안 들어왔는데, 외부와 주 연결통로인 지하 2층 주차장에 인테리어 자재가 많이 나와있어서 어린아이들이 지나다니기 위험하니 치우라는 민원을 종종 받았다. 그래서 고심한 끝에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는 지하 1층에 자재를 전부 옮겼고, 새로 오시는 공사 업체분들께도 지하 1층으로만 자재를 옮겨달라고 부탁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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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반셀프 인테리어는 공사가 시작한 다음에도 내가 해야 할 역할들이 많다. 그래도 3주동안 공사 현장을 계속 방문하여 진행 상황을 살피고 민원도 처리하다 보면 어느새 멋지게 바뀐 내 집을 선물 받을 수 있을 수 있을 것이다. 그것도 굉장히 경제적인 비용을 들여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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