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평
작가 심정섭은 대치동과 강남 학원가에서 20년간 수천 명의 학생들과 학부모를 만나 소통하며 입시지도를 해 온 사람이다. 점점 무기력해지는 학생들을 보며 새로운 교육적 대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인성·지혜를 기초로 하는 가정 중심의 교육을 지향한다.
이 책은 4가지 공부머리 발견 도구(공부머리 테스트, 다중지능검사, 회복탄력성 검사, DiSC 검사)를 제시하고, 이를 활용하여 아이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최선의 교육 로드맵을 짤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특히 공부머리가 있는 학생보다는 공부머리가 약한 대부분의 평범한 아이들에게 필요한 다양한 전략과 용기를 제시하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다. 4가지 도구에 대해서는 실제로 검사를 할 수 있는 방법과 검사 결과를 활용하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여러 가지 사례와 함께 설명한 점도 좋았다.
지금의 교육은 잘못되었다고 느끼고 있는 교육자와 아이의 미래를 진정으로 고민하는 부모(특히 영, 유아, 초등학교 자녀를 둔 부모)라면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키워가야 할 역량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변화하는 세상에 발맞춰 교육을 바꿔야 할 때인 것 같다.
2. 책소개
1장 입시 레이스에 뛰어들기 전에 살펴야 할 것
필자는 첫 장에서 우리나라의 입시 현실과 앞으로 아이들이 겪게 될 세상을 보여주며, 그곳에서 살아남으려면 필요한 것을 소개한다.
이렇게 본다면 지금 대다수의 유치원셍에게 필요한 핵심 역량은 국영수 문제지를 잘 푸는 낮은 수준의 인지 능력이 아니다. 내가 왜 살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답할 수 있는 인문학적 소양과 친구들뿐 아니라 내 위아래 사람들과 잘 소통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결론적으로 인공지능 시대에 새롭게 주목받을 일자리는 손재주, 공간지각, 신체운동, 대인관계 능력이 필요한 직업이다. 전략적으로 볼 때 언어, 수리능력은 애매한데 손재주, 공간지각, 신체운동, 대인관계 능력이 높은 아이가 있다면, 하루빨리 국영수 문제지 푸는 공부를 줄이고 자기가 잘하는 분야를 더 잘하려 노력해야 한다.
P.
과연 '내가 왜 살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에 고민없이 답할 어른이 얼마나 될까... 한창 영유(영어유치원)이 열풍이 심했었는데 지금도 영유에 다니기 위해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예약대기를 한다고 한다. 작가는 유·초등 때는 사교육비를 최대한 아꼈다가 아이가 스스로 욕심을 내서 공부하려 할 때 사교육비를 보태는 것이 낫다고 조언한다. 내 아이의 인지 능력을 알 수 있는 객관적인 기준과 자료로 4가지 검사를 제시하고, 검사하는 방법과 활용 방법, 그리고 사례들을 소개한다.
2장 '공부머리 테스트'로 아이의 입시 경쟁력을 확인하라
먼저 '공부머리 테스트'는 같은 시험지를 다른 방식으로 두 번 풀어봄으로써 공부를 통해 어느 정도까지 점수를 올릴 수 있는지 알아보는 테스트다.
너무 솔직한 말이라 뼈아프게 들릴 수 있지만, 인지 능력이 안되는 아이들은 학군지에 일찍 들어와도 안 되고, 인지 능력이 되는 아이들은 늦게 출발해도 충분히 만회할 기회가 있다. 인지 능력이 탁월하지 않은 아이들은 우선 몸과 마음 근력을 기르고, 자기가 강점이 있는 분야에서 작은 성취를 쌓아가야 한다.
P.
공부머리는 어느 정도 타고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예전에 인지 능력도 그림을 잘 그리거나 수영을 잘하는 것처럼 타고나는 재능 중 하나라고 생각하면 쉽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러나 우리는 놀랍게도 국영수 공부에 많은 사교육비와 아까운 시간들을 투자하고 있다.
3장 다중지능으로 입시 경쟁력과 강점 지능을 점검하라
'다중지능 검사'는 아이의 강점을 파악하는데도 도움이 되지만, 필자는 입시를 넘어 사회에서 성공하고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자신의 강점을 알고 이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문제는 주요 과목에서 1~2등급이 안 나오는 대다수의 평범한 학생들이다. 이런 학생들은 전략적으로 본인이 제일 잘하는 것에 먼저 집중해야 한다. 그래서 먼저 한 과목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냄으로써 공부자신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 또 공부 요령을 길러 가며 다른 과목으로 그 요령을 확대해 효율적으로 입시 공부를 해야 한다.
P.
4장 회복탄력성을 점검하고 강한 멘탈을 길러라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이란 높은 자존감을 바탕으로 자기감정을 통제하고, 다른 사람들과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이다. 필자는 현재 우리나라 입시 제도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가 멘탈(정신력)이라고 말한다. 경쟁이 치열한 입시 제도에서도, 면학 분위기가 좋지 않은 주변 환경에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도, 극한의 긴장감을 느끼게 될 수능 시험장에서도, 심지어 각양각색의 가정환경 속에서도 멘탈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앞으로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기본적인 먹고사는 문제는 해결될 것이다. 또, 인공지능의 발달로 단순 인지 영역은 대부분 로봇이 대체할 것이다. 그렇다면 더더욱 주어진 시간 안에 정답을 찾는 교육은 의미가 없다. 인지 공부보다 마음 근력을 키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다행인 것은 회복탄력성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훈련을 통해 강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회복탄력성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부모가 아니어도 아이를 사랑해 주고, 아이의 존재를 인정해 주는 단 한 사람이 있었는지 였다. 그 사람은 할아버지나 할머니, 삼촌이나 이모 같은 가족이기도 하고 종교 지도자나 공동체의 리더이기도 했다.
P.
딱 한 사람만 이라도 아이를 사랑해 주고 인정해 준다면 아이는 힘든 일이 있더라도 잘 극복할 수 있고 다른 사람들과 원만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작가는 회복탄력성 강화 훈련으로 충분한 수면을 가장 강조했으며, 좋은 영양 섭취, 명상과 운동을 추천했다.
5장 DiSC를 활용하여 최적의 진로와 공부 방법을 찾아라
DiSC는 요즘 유행하는 MBTI와 비슷하지만 행동 성향과 환경의 지속적인 상호작용과 변화 가능성에 초점을 둔다는 장점을 지닌다. 또한, 행동 성향과 유형에 따라 대학교 진로·진학에 활용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6장 변화하는 제도 속에서 변하지 않는 입시의 본질
아이가 지금 꿈이 없고 공부의 필요성도 못 느낀다고 해서 불안해할 필요 없다. 늦더라도 후에 자신만의 진로를 찾는다면 편입이든, 대학원이든, 독학이든 진정한 배움의 길은 많다. 재능을 일찍 드러내는 아이든 늦게 드러나는 아이든 사회에 모두 필요한 존재이다. 따라서 필자는 아이들이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계발하는 데 부모가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역할은 믿고 기다려 주는 것이라 조언한다.
또, 중학교 때부터 분명한 삶의 목표와 비전을 갖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하루하루를 성실히 사는 것이라 주장한다. 미래에는 상위 2%의 사람들만이 부가가치를 창조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기본 소득을 받으며 살아가야 할지도 모른다고 미래학자들은 예측한다. 앞으로는 어설프게 일하는 것보다 나라에서 주는 기본 소득을 받고,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소박하게 사는 것이 대다수 삶의 패턴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아이들의 진로 지도에서 절대 하지 말아야 할 말은 "쓸데없는 짓 하지 마"라는 이른바 '초 치는'말이다. 이런 말 대신 "범죄가 아니면 뭐든지 한번 해 봐"라고 말해 주는 것이 좋다. 아이들을 제대로 지도하고 이끈다는 논리로 어설프게 중간을 만드는 것보다, 범죄가 아닌 이상 아이들이 하고 싶은 일을 최대한 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스스로 자신의 진로를 찾아가게 도와주는 것이 미래를 대비하는 올바른 진로 대비책이 아닐까 싶다.
P.
다음은 필자가 깨어있는 젊은 부모들에게 조언한 내용이다.
4년제 대학을 나와도 취업이 보장되지 않는 시대에 결과도 불확실한 사교육에 수천만원을 쏟아붓느니, 문제지 푸는 공부가 애매한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공교육만 시키자고. 대신 온 가족이 힘을 모아 제대로 된 사업을 하나 일구든지, 사업이 힘든 가정이라면 경제적 자유를 이룰 수 있는 '파이프라인'을 하나 만드는 방법을 생각해 보자고. 그리고 자녀 교육의 목표를 20대의 명문대 합격이 아니라 3~40대의 경제적 자유에 두고, 돈 걱정 없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 수 있는 삶을 일궈 보자고.
P.
3. 느낀점
나는 학생들에게 수학을 가르치는 일을 한다. 최근 신혼집 마련을 하면서 우리나라의 식지 않는 교육열과 학군지의 위대함을 알게 되었는데, 이를 교육적 관점에서 풀어써준 책이라 읽게 되었다. 교실에서 절반 이상의 학생들이 무기력하게 하루하루를 지내는 모습을 보면, 내가 지금 수학을 가르칠 때가 아니라는 생각을 항상 한다. 하지만 평가와 진도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포기하는 나를 되돌아보면서 이 또한 회피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반성한다.
지금의 교육은 10%의 옥석을 가려내기 위해 나머지 90%의 학생들을 희생양으로 사용한다. 더 문제는 희생양 중 많은 학생들이 그 과정 속에서 스스로를 자책하고, 자신감을 잃고, 생각하기를 포기하며, 자신의 삶까지 방치시킨다는 점이다. 공교육도 문제지만 가정교육, 사회의 편견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
나의 학창 시절을 돌이켜 봐도 꿈이나 목표 없이 '남들이 하니까, 이건 해야 하니까, 어른들이 중요하다고 하니까' 무작정 입시 경쟁에 투입되었고 무작정 공부했다. 그 후로 어떻게 하다 보니, 지금은 그럭저럭 괜찮은 직장에 있다고 할 수 있지만 행복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성인이 되어도, 직장에 들어가도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 몰랐고, 그것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더 슬픈 점은 내 주변 또래들을 만나봐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난 이제야 나의 흥미와 강점을 찾고 구체화해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추가 수입을 위해서도 있지만, 스스로 배우고 발전하기 위해 이 블로그를 도전하는 것도 그 일환이라 볼 수 있다. 내 경험을 바탕으로 학생들을 있는 그대로 존중해 주고, 단순히 수학을 가르치는 사람이 아닌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질문을 던져주는 깨어있는 교육자가 되고 싶다고 다짐해 본다.
언젠가 내가 학생들에게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금융 교육을 할 날이 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어렴풋이 해본다.
제대로 된 교육은 학교에서 배운 것을 다 잊어버린 후에도 남을 것을 가르치는 것이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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