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에서는 신혼집 마련 전 반드시 해야 할 일에 대해서 작성해 보고자 한다. 이번 글의 내용은 신혼집 마련보다 중요한 것이며, 돌이켜 봐도 앞으로의 결혼생활에 두고두고 도움이 될 좋은 경험이 담겨있다. 전편에 이어서 상담 내용을 다룰 것이지만, 그때 느꼈던 나의 감정과 생각 변화들에 대해 적어뒀으니 예비 신혼부부들이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1.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
간단하게 인사를 나누고 상담이 시작되었다. 신기하게도 상담의 시작은 우리의 신상 조사나 부동산 얘기가 아니라 각자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에 대해 물으셨다. 나조차도 인생의 중요한 가치를 평소에 생각해 보지 않아서 바로 답변하기가 어려웠고, 선생님도 그것을 눈치채셨는지 현재 직장 생활에서부터 어렸을 때 있었던 일까지 꼬리를 무는 질문을 계속하시면서 우리의 본심을 포착하시려고 노력하셨다. 평소 둘 이서라면 절대 다루지 않았을 주제를 제삼자가 직접 물어봐 주니 더 솔직하고 편하게 대답할 수 있었고, 상대방의 입장에서도 스스로도 연결되지 않던 부분이 연결되거나 새롭게 깨닫는 부분이 많았다. 편하게 대화했던 흐름 순으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 남자친구 >
- 어려서 부터 가족이 서울에 집을 매매하여 자연스럽게 안정되어 가는 것을 몸소 느끼며, 부모님처럼 안정적인 가정을 꾸려나가는 것을 원함. 따라서 몸테크 보다는 안정적인 보금자리를 원하고, 인테리어도 하여 집에 애정을 갖고 10년 이상 지내고 싶음. 내 집과 투자용 부동산을 분리하고 싶음.
- 어렸을 때부터 물고기 키우기에 관심이 많았고 고등학생 때 수족관 아르바이트와 개인적으로 반려 새우를 유통해 보며 월 150만 원의 수익을 내본 적이 있음. 스스로 사업 머리가 있는 편이라 생각하고 자신에게 잘 맞아서 지금은 회사원이지만 나중에 은퇴 후 사업을 하고 싶어함.
- 반려동물, 반려식물, 수영, 프리다이빙, 여행 등 취미가 굉장히 많으며, 극단적인 저축과 투자 활동은 싫음. 적당히 사회적인 체면을 지키는 것을 중시함.
- 현재 회사에서도 인정받는 것을 중시하고 임원까지 목표 중임. 사회적인 성공, 지위욕, 인정욕이 강함.
< 나 >
- 어려서 부터 공부에 대한 큰 압박을 받으며 자람. 부모님이 애정을 주셨지만 일반적인 성공루트 강하게 바랬고, 압박에서 벗어나고자 빨리 성인이 되고 싶어함.
- 현재 회사 생활에 만족하지 못함. 자신이 무엇을 원하고 좋아하는지 아직까지 찾지 못함. 회사 생활에서 자아 실현이 되고 있지 않음. 그렇다 보니 승진이나 전문성 신장에도 관심이 없음.
- 결심하면 적극적이고 완벽하게 해내는 성격이나 결심하기까지가 굉장히 오래 걸리고 게으름이 심함. 궁극적으로는 경제적, 육체적, 특히 심리적으로 여유 있는 삶을 살고 싶음.
- 배우는 것을 좋아하나 어디에 흥미가 있는지 잘 모르겠음. 최근에 배운 것 중에서 그나마 흥미 있었던 것은 인공지능(경제, 경영 분야), 수영 등이 있음. 원래 고등학교 때 이과를 생각하다가 경제과목이 재밌어서 최종적으로 문과를 선택한 경험이 있음.
이를 듣고 선생님이 조언해 주신 것은 나는 재테크(부동산 공부 등)에 소질과 흥미가 있고 남자친구는 전혀 없어서 서로의 이해가 충돌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개인 성향 또는 적성의 차이이지 누가 잘났고 못났고의 문제가 아니다. 또, 개인적으로 남자친구가 임원이 목표라고 말하거나 나중에 사업하겠다는 것이 내 입장에서는 그렇게 좋게 느껴지지 않았는데, 선생님께서는 굉장히 대단한 선택이며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흔치 않다고 칭찬하셨다.
따라서 앞으로 부동산 공부를 포함하여 재테크 부분은 내가 주도적으로 하되, 남자친구도 신혼집 마련 까지는 최선을 다해 같이 노력해 주고 내가 재테크 공부하는 것을 응원해 줘야 한다고 하셨다. 반대로 남자친구가 임원이 되기 위하여 여러 사람에게 인정을 받으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텐데 내가 그 부분을 누구보다 응원하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조언을 듣고 나니 그동안 답답했던 부분이 뻥 뚫리는 듯했다.
결론적으로 서로 각자 잘하는 분야에 열심히 몰두하고, 옆에 있는 나의 동반자에게는 힘껏 응원해 주면 되는 것이었다. 이 간단한 이치를 왜 몰랐을까… 우리는 꽤 오래 사귄 커플이어서 상대방이 좋아하는 음식이나 영화, 노래가 무엇인지는 알았어도, 삶에서 각자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를 공유했던 적이 거의 없었던 것 같다. 심지어는 스스로도 질문해 본 적도 없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를 알아야 부부 생활의 방향성과 각자의 역할을 정할 수 있고, 의견 대립이 있더라도 상대방을 이해하고 양보할 수 있으며, 많은 선택의 순간에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고, 그러한 선택들이 모여 목표를 이룰 가능성을 높여준다는 것을 깨달았다.
2. 지역 선정
다시 부동산으로 돌아와서, 우리가 지역 선정에 어려움을 겪은 이유는 직장과 집의 거리, 교통, 학군, 30평대 이상의 평수, 시댁/친정과의 접근성, 투자성, 10년 이상 실거주 만족성 등 너무 많은 요소를 고려했기 때문이라고 조언해 주셨다. 현재의 부동산 지식과 열정으로 투자성이 높은 선택을 하기엔 위험하므로 첫 신혼집 마련은 100점을 기준으로 70점 정도의 선택을 하되, 그 70점도 투자성으로는 60점, 실거주성으로는 80점인 선택을 하는 게 좋겠다는 조언을 해 주셨다. 간단히 말하자면 '10년 살아도 장기적으로 가치가 있는 지역의 실거주 위주의 30평대 아파트'를 택하라는 것이다.
남자친구와 나의 직장 위치 등 다각도로 고려해 봤을 때 좁혀진 지역은 우리가 처음에 생각했던 동탄과 수원(망포, 영통부근)은 제외되었고 다음의 지역이 선정되었다.
- 광교
- 수지~상현(신분당선 라인)
- 평촌~인덕원
그때 당시에는 이 지역의 아파트들이 터무니없이 높아서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었지만, 선생님께서는 내년에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니 공부해 둘 필요가 있다고 하셨다. 실제로 22년 말부터 23년 초까지 해당 지역에서 가격 조정이 있었고, 결국 우리는 이 지역 중에 한 곳에 신혼집 마련에 성공하였다. 당장 터무니없고 불가능하다고 포기할 것이 아니라, 미리 공부하고 준비해 둔 자가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경험하게 된 신혼집 마련 기였다.
3. 부자들의 생각(마인드) 차이
상담이 마무리될 때 즈음 보너스로 부자들이 생각하는 방식에 대하여 말씀해 주셨다.
- 서민층은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살기 바쁘기 때문에 생계형으로 적은 소비를 자주 하며 제대로 된 교육은 받기 힘들다.
- 중산층은 전통적인 교육에 많이 투자하며, 적은 소비를 자주 한다.
- 중상층은 전통적인 교육뿐 아니라 미래를 위한 교육(4차 산업혁명 등)에도 투자하며, 비교적 큰 소비를 조금씩 한다.
- 부자는 전통적인 교육뿐 아니라 투자, 사업, 경제, 경영, 돈을 지키는 방법, 불리는 방법 등을 배우는데 소득의 10~20%를 투자하고 매우 큰 소비를 조금씩 한다.
상담을 하면서도 느꼈지만 내가 해왔던 고민이나 나의 가치관이 전부 중산층에서 할 수 있는 생각들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러한 생각이나 가치관은 살아온 배경과 주변 환경 등에 의하여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이며, 내가 특별하게 공부하거나 드라마틱하게 신분이 바뀌지 않는 이상 이 사실을 평생 깨닫지 못했을 수도 있었다.
상담을 통해 어렴풋이나마 이 사실을 인지하게 되어 좋았고, 앞으로 재테크도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하였다. 그 후, 추가 수입에 대한 고민도 처음으로 하게 되었으며 이 블로그를 시작한 큰 이유이다. 앞으로 차차 나만의, 우리 부부의 인생에서 중요한 가치를 구체화해 나가면서 더 또렷하고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갈 것이라 확신한다.
4. 결론
- (예비) 신혼부부라면 각자의 인생에서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공유해야 한다!
물론, 처음엔 고민해 본 적이 없거나 배우자와 그런 대화를 해본 적이 없어서 어색할 순 있다. 그러나 부부는 하나의 기업과도 비슷하여 비전 공유가 없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상대방을 이해하기 힘들어지고 각자도생으로 이어져 부실기업이 될 가능성이 농후해진다. - 재테크(경제) 리더를 정하는 것이 좋다!
부부를 하나의 기업으로 본다면 재테크, 살림, 대인관계, 자녀 교육 등 다양한 세부 부문으로 나뉜다고 볼 수 있는데, 모든 부문을 같이 하는 것은 맞으나 각 분야마다 조금 더 주도적으로 이끌어줄 리더를 설정하면 좋다. 특히 재테크 분야는 재테크에 조금이라도 더 관심 있는 사람이 맡아야 하며, 둘 다 관심이 없다면 같이 공부를 해보고 조금이라도 더 잘할 것 같은 사람이 맡는 것이 좋겠다. - 투자도 중요하다. 하지만 투자보다 내 집 마련이 우선이다!
결혼해야 돈이 모인다는 얘기는 종종 들어봤을 것이다. 그 이유는 보통 결혼하면서 첫 집을 마련하기 때문이란 생각이 든다. 만약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산다면 먼저 사회에 나가 돈을 벌 것이고, 돈이 조금 모이면 저축을 하거나 투자를 할 것이다. 몇 년간 저축이나 투자를 하면서 청약을 노리거나 내 집 마련의 기회를 노려보지만 부동산은 큰돈이 필요하여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두 명이 돈을 합쳐서 어떻게 해서라도 신혼집을 먼저 마련하고 (감당할 수 있는) 대출을 갚으며 천천히 투자를 해나간다면 돈이 모이는 속도는 훨씬 다르다. 즉, 투자보다 내 집 마련이 먼저다. 그러나 대게 우리는 이 순서를 바꿔서 하고 있다. 꼭 결혼을 하지 않더라도 내 집 마련을 먼저 하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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